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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확행 라이프

귀농, 그 오해와 편견

농산물꾸러미

사업의 대가

안동 태무지농원
정영자 씨

원하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정기적으로 배송해 주는 ‘농산물꾸러미 사업’을 펼치고 있는 태무지농원의 정영자 씨. 연간 1억5,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정영자 씨의 귀농 성공 노하우를 살펴본다.

안동에서 시작된 제2의 삶

서울에서 30년 동안 광고업을 하다가 고향 안동으로 귀농한 지 어느덧 12년. 정영자 씨의 삶은 귀농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 나가는 광고 사업으로 ‘서울에서 성공했다’는 삶을 뒤로하고 시골 생활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반대와 걱정을 쏟아냈다.

“시골 생활을 해본 적도,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으니 다들 걱정이 많았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서울에 살 때도 막연하게 시골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서울 생활이 좀 치열해야 말이지요. 그렇게 12년 전 내려와 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을 받던 중 농산물꾸러미 사업을 알게 되었어요. 이거다 싶었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큰 액수는 아니었지만, 매월 꾸준하게 수입이 발생했다. 현재 그의 ‘태무지농원’에서는 50여 명의 정기회원을 비롯한 고객들에게 매월 300여 개 이상의 꾸러미를 배송한다. 제철에 나는 농산물을 보내다 보니 종류도 많고, 수시로 내용물이 바뀐다. 무와 배추는 기본이고, 들깨, 상추, 근대, 청경채, 대파, 오이, 양배추, 쑥갓, 아욱, 고추 등 내용물은 무려 100여 가지나 된다. 매주 수요일에 배송하는 꾸러미는 10~12가지의 제철 농산물로 구성한다. 옵션에 따라 반찬도 2가지 포함되니 유유자적 여유로운 시골 생활과는 거리는 멀지만 ‘매달 월급처럼 수입이 생기는 농장’을 만들겠다는 꿈은 현실이 됐다.

생명의 땅에서 수확한 ‘친환경 농산물’

정갈한 한옥으로 되어 있는 태무지농원이 있는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태무지’는 태장리의 우리말이다. 예전부터 왕실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태’를 정갈한 곳에 묻고 정성스럽게 관리했다. 생명의 신비한 기운을 품고 있는 생명의 땅 ‘태무지’. 그런 의미에서 그는 농장 이름을 태무지농원으로 정했다. 그 이름에 걸맞게 태무지농원의 모든 농산물은 친환경 재배를 철저한 원칙으로 한다. 농장에 사용할 퇴비나 영양제, 친환경 약제는 모두 남편이 직접 만든다. 농장에서 나오는 작물의 부산물은 모두 땅으로 돌려주고, 퇴비는 완전히 발효시켜 땅에 뿌린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은 농부의 양심이에요. 돈을 먼저 생각하면 절대 할 수 없죠. 내 가족이 먹는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원칙만 지킨다면 소비자들은 절대 떠나지 않아요. 그런 저를 믿고 주문을 하는 비회원 고객만 3,000명이 넘어요. 고객을 생각하면 친환경을 고집할 수밖에 없죠.”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농산물을 생산·판매하는 정영자 씨는 야트막한 기와집 주변의 3,000평 농지에 100여 종의 농작물을 관리하고 있다. 50여 품목은 이미 친환경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나머지도 인증을 받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친환경이다. 먹거리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귀농의 시작은 돈이 아닌 정성이 먼저

“농업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오랜 시간을 두고 기초부터 일을 익힌 후 투자해야 해요. 처음부터 돈을 벌려고 한다면 실패하기 쉽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 다음 부가가치를 높이고 든든한 유통망에 기대어 나아간다면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12년 차 성공한 귀농인의 조언이다. 정영자 씨는 정부나 지자체의 다양한 사업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인다.

처음 시골에 내려올 때만 해도 농사는 전혀 모르는 ‘농맹’이었는데 이제는 억척 농사꾼으로 변한 정영자 씨. 바쁜 중에도 방송통신대학 농학과에 재학하며 전문성까지 갖추는 중이다. 봄에는 봄나물을, 여름에는 상추와 다양한 쌈 채소 및 과채류를, 가을에는 배추를 비롯한 가을철 먹거리를, 겨울에는 저장 먹거리들로 꾸러미를 싸는 그의 1년은 빠르게 흘러간다. 그와 남편, 두 사람이 하기에 벅찰 만도 한데 그저 행복하고 감사하단다.

“60세가 되면 시골로 가겠다는 꿈이 현실이 되었어요. 더러는 시골 생활이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데 시골에 온 걸 후회하지 않아요. 자연과 함께하는 여유와 생활의 풍요로움을 찾을 수 있는 인간다움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어요. 또 농사만큼 정직한 일도 없잖아요. 그게 제 삶을 지탱하고 있는 원동력이에요.”

정영자 씨의 귀농 귀띔

오랜 시간을 두고 기초부터 천천히 배워 가세요. 처음부터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은 금물!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요.

농산물 생산에 자신이 생겼다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세요.

정부나 지자체의 다양한 사업들이 도움이 될 거예요.

농사는 정직히 땀 흘리는 일이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세요.

이봄 사진 봉재석 영상 전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