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네이버 블로그 바로가기 한국농어촌공사 유튜브 바로기기 한국농어촌공사 페이스북 바로가기 한국농어촌공사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머리를 비우고

행복어 사전

살포

논의 물꼬를 트거나 막을 때에 쓰인 네모진 삽으로, 논둑에서 벼의 생육 상태를 살펴볼 때도 쓰였다.

비 오는 날 농부는 볏짚으로 엮은 비옷을 둘러 입고 살포를 챙깁니다. 물꼬를 트기 위한 일인데요. 물꼬는 논으로 물이 넘어 들어오게 하거나, 논 밖으로 물이 나가게 하기 위해 논두렁에 만든 통로입니다. 만약 물꼬를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물꼬는 금세 막혀 논둑은 무너질 수 있으며, 애써 심은 벼들은 빗물에 휩쓸려 쓰러질지 모릅니다. 까닭에 농부는 살포로 부지런히 물꼬를 터야 합니다.

몇 주째 비가 내리지 않은 가문 날은 어떤가요. 내 논의 귀한 물이 다른 논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물꼬를 막아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옛 농부들은 비가 올 때도, 비가 오지 않을 때도 물꼬를 지키며 물을 살펴야 했습니다. 물꼬에 대한 관심을 놓는 순간 한 해 농사는 망치게 되어 버립니다.

우리 마음속에도 물꼬가 있습니다. 내 성장에 도움이 될 누군가의 조언을 ‘듣기 싫은 소리’라 치부하고 물꼬를 닫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혹은 누군가의 달콤한 말에 취해 마음 물꼬가 넘치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마음의 물꼬를 트고 닫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입니다. 모두가 마음 물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 오늘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기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