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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비우고

행복어 사전

맞두레

나무그릇 네 귀퉁이에 줄을 달아놓은 농기구로 두 사람이 함께 물을 푸는 데 사용됐다. 물을 풀 때 한 사람이 ‘어리 하나’, ‘어리 둘’이라고 세면 다른 한 사람은 ‘올체’하고 받아서 장단을 맞췄다.

지금처럼 관개수로가 정비되기 전 옛날 논두렁길 사이사이에는 물웅덩이가 있었습니다. 지역에 따라 덤벙, 둠뱅, 둠벙, 고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는데요. 이 웅덩이는 지하수위가 주변보다 높은 곳에 자연적으로 생성되거나, 필요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답니다. 물웅덩이에는 우렁이를 비롯해 미꾸라지, 물방개 등 다양한 생물이 살아 농촌 풍경에 풍요로움을 더했습니다.

물 관리는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벼농사를 지으려면 가뭄에도 논에 물을 대야 하고, 여름철 장맛비에는 홍수를 막아내야 합니다. 물웅덩이는 물 관리를 위한 선조들의 지혜로, 옛 농부들은 용두레, 맞두레, 무자위 따위로 웅덩이의 물을 퍼 가문 날 논에 물을 댔습니다. 용두레는 지렛대 원리를 이용, 무자위는 나무바퀴를 활용한 기구로 낮은 곳의 물을 보다 높은 지대로 자아올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맞두레는 논둑이 높아 용두레나 무자위로 물을 풀 수 없을 때 사용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장단을 주고받으며 합을 맞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조금이라도 삐끗대면 애써 물을 퍼 올린 수고로움이 물거품이 되어버리니까요. 말라버려 죽는 벼가 없도록 골고루 물을 뿌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죠. 가문 날 벼처럼 우리 주변 또한 맞두레질이 절실한 곳들이 많습니다.

작은 수고와 관심이 그 누군가에게는 큰 단비가 됩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힘은 나눔입니다.

기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