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네이버 블로그 바로가기 한국농어촌공사 유튜브 바로기기 한국농어촌공사 페이스북 바로가기 한국농어촌공사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우리의 소확행 라이프

농촌 한담, 사실은

귀농 귀촌 시

이웃과 친해지는 법

귀농 귀촌해 살며 원주민들과 어울리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이웃과 잘 사귀지 못 해 집 팔고 이사 가는 사람들도 있다. 좋은 이웃 만나는 것도 복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잘 해야 이웃도 잘 한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의 진리다. 내가 곁을 내주어야 옆에 사는 사람들도 그렇게 한다.

경계측량은

심사숙고하세요

마을 안길은 잘 이용하면서 내 땅은 빈틈없이 금을 그어 놓는 사람도 있다. 내 것이면 얼마든지 금을 그어 놓고 울타리를 치고 살 수 있다. 도시라면 꼭 그렇게 해야만 한다. 하지만 시골에서 금 긋기를 할 때는 이웃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내 땅의 경계가 어디인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는 있어야 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측량이다. 측량을 하고는 바로 내 것이라며 울타리를 쳐 놓는다. 마을 사람들이 마실도 다니고 농사지으러 다니던 길이 막힌다. 법으로 따지면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다. 대신 마을 사람들은 뒤에서 한마디씩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피커가 돼 온 동네로 퍼진다. “울타리 안 치면 그 땅이 어디 가냐? 당장 필요도 없는 땅에 울타리를 만드는 심보는 뭐야?” 더 이상 이웃으로 상대하지 않는다. 자신의 땅에 경계측량을 할 때, 마을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타지 놈’에 대한 경계측량을 할 수도 있다. 내 것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살아보면 결국에 경계측량을 하지 않은 것이 이익이고, 이웃과 더불어 잘 사는 방법이기도 하다.

마음의 문을

열어주세요

도시 아파트에 살 때는 앞집에 사는 사람과도 통성명이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쑥스럽게 목인사 정도 나누는 사이다. 뭐 하는 사람인지, 어딜 다녀오는지, 그 집에 누가 다녀가는지 모른다. 알면 오히려 이상하다. 하지만 시골은 옆에 누가 사는지 다 안다. 모르면 이상하다. 내가 한 일을 누군가는 알고 있다. 우리 집에 오늘 누가 다녀갔는지도 안다. 예전 같지는 않아도 공동체 의식이 여전히 알게 모르게 남아있다. 조금만 잘 못 해도 나는 물론이고 누구 집 자식으로 부모 조상까지 욕을 먹는다. 시골로 이사 온 사람들은 이렇게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 당황해 한다. 대수롭지 않게 문을 벌컥 열고 안방까지 들어오는 이웃과도 눈높이를 맞추기 힘들다. 내 마당에 누가 들어서는 것도 신경 쓰여 울타리를 하고 대문을 걸어 잠근다. 그래야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직할 수 있고 비밀 보장도 된다. 하지만 시골서는 조금 열어 놓고 살아야 한다. 이웃이 끼어들 틈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친해지며, 신이 난 이웃은 상추며, 감자며 이것저것 챙겨줄 것이다.

시간을 갖고

천천히 다가가세요

시골서 잘 살려면 필요한 것이 시간이다. 바로 되는 것은 없다. 좋은 이웃을 만들 때도 충분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집을 짓고 이사를 오면 주변에 누가 있나 두리번거린다. 이 모임 저 모임 찾아다니고 형님 동생도 만든다. 새로운 곳에 와 터를 내리고 살려니 외롭다. 누군가 만나 같이 수다를 떨고 싶다. 그게 좋은 이웃들과 함께 하는 방법이라 생각하지만 너무 급하게 친해지면 체한다. 성향도 성격도 나와 같이 않은 사람을 억지로 만나게 되고 내가 원하지 않는 좋아하지 않는 모임도 억지로 참가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힘들어진다. 불만이 생기고 인상이 찡그려진다. 얼마 못 가 다툼이 생기고 등을 돌리고 불편해진다. 시간을 갖고 천천히 해도 된다. 또 시골에서는 너무 잘 하려다 망하는 경우도 많다. 잘 한다는 것이 ‘잘난 체’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중요한 것은 무시하고 가르치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스스로는 안 그런다고 하지만 듣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김경래(전원생활 칼럼니스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