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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비우고

행복어 사전

보리홀태

보리의 알곡을 터는 농기구로 클, 보리훑이, 그네, 첨치, 천치고도 불리었다. 머리빗과 비슷한 쇠 사이에 보리를 끼우고 잡아 당겨 훑음으로써 보리의 알갱이를 떨어뜨렸다. 작업 중 틀이 흔들리지 않도록 앞다리 가운데에 발판을 달기도 했다.

모내기를 마친 농부들의 온몸 구석구석은 안 쑤신 곳이 없습니다. 몇 나절을 허리를 숙였다가 펴기를 반복하다보면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뿐인가요. 내일 또 이웃 논 품앗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쉴 틈조차 없습니다. 막걸리 한 사발과 서로 장단 맞춰 부르는 노동요가 쌓인 피로를 겨우 달래줍니다.

모내기라는 한 해 가장 큰일을 치르고 나서도 농부의 노동요는 멈추지 않습니다. 보리의 알곡을 털어내야 하기 때문인데요. ‘응헤야’ 소리 내며 발맞추는 모습이 마당 한 가득을 채웁니다. 이 보리는 지난 망종에 수확된 것으로, 모내기 준비로 곧바로 타작하지 못한 보리입니다.늦어도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 7월 초 이전에는 타작을 마쳐야 합니다. 만약 시기를 놓친다면 애써 길러 수확한 보리가 장맛비에 싹이 터 버릴지도 모릅니다.

살다보면 ‘때’를 놓쳐 후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는 대부분 오늘 기울여야 할 노력과 수고를 내일로 미룰 때, 결심만 하고 주저할 때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지금 이 때가 훗날 후회로 남지 않도록, 내일의 내게 미안하지 않도록 모두 충실한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기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