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를
여름에 초록빛 생기를 뽐내던 들녘이 어느새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의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농촌에서는 한 해 동안 자식처럼 키워온 벼를 기쁜 마음으로 거두어들이는 시기이지만, 수확을 하는 농업인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올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태풍이 한반도를 덮치며 농가들의 피해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수확기를 앞두고 애써 키운 벼가 쓰러지고 물에 잠기는 등 농가들의 시름이 깊었지만, 어려운 상황에도 우리 농촌을 묵묵히 지키고 계신 농업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흙사랑 물사랑’ 독자 여러분은 11월 11일이 무슨 날인지 알고 계신가요? 흔히 빼빼로데이, 가래떡데이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농업인의 날’이기도 합니다. 11월 11일을 한자로 내려쓰면 십(十)과 일(一)이 농업인의 삶과 함께하는 ‘흙 토(土)’자가 되는 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더불어 농업인들이 한해 농사를 마치고 쉬며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기라는 점도 고려하여 1996년 국가기념일로 공식 지정되었습니다. 이후 정부에서는 매년 11월 11일 기념식을 개최하며 농업인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국민 모두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1960년대 필리핀은 넓은 경작지와 1년에 세 번 수확이 가능한 기후조건으로 한때 농업선진국이었지만, 지금은 농업을 등한시한 결과 쌀과 같은 기본식량에서조차 식량안보를 걱정하는 쌀 수입국이 되었습니다. 항상 곁에 있어서 당연하게만 여겨왔던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과 농업인의 수고에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대목입니다. ‘흙사랑 물사랑’ 독자 여러분도 이번 11월은 땀과 정성으로 먹거리를 키우고 농촌을 지켜온 농업인들의 수고와 노력에 감사의 마음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김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