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저녁 둥근달에 감사의 마음을 띄우며
찌는 듯했던 무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코끝에 닿는 9월입니다. 가을을 맞이한 들녘에는 농업인 여러분이 흘린 땀방울이 소중한 결실로 부지런히 영글어가고 있습니다.
이달은 일 년 농사가 무사히 마무리된 것에 감사하고, 이듬해 농사도 풍성하길 기원하는 추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매년 추석 전후로 어김없이 펼쳐지는 황금 들판은 자연이 할퀴고 간 크고 작은 상처 위에 뿌리내린 값진 결실입니다. 각고의 노력과 인내 위에 수놓은 것들이라 더욱 귀하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우여곡절 없이 수확의 기쁨을 누렸던 해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올해 역시 남부지방을 괴롭혔던 극심한 봄 가뭄과 전국적으로 계속된 여름철 집중호우,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 등으로 많은 농가가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 함께 힘을 모아 농어촌을 위협하는 재해에 꿋꿋이 잘 대처해 왔습니다. 공사는 가뭄 지역 인근의 강과 하천에서 물을 끌어와 피해지역에 급수하는 양수 저류, 지하에 물막이 벽을 설치해 물을 가두는 지하수 댐 설치 등으로 영농 현장의 어려움을 덜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또한, 극한기후로 인한 재난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24시간 비상 대응체계를 유지하며 저수지와 양·배수장을 비롯한 수리시설은 물론, 재해 취약 지구 점검에도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땀 흘리며 묵묵히 농어촌을 지켜주고 계신 농어업인 여러분이 있기에 올해도 온 국민이 풍요로운 가을을 맞게 됐습니다. 9월을 맞아 격려와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할 곳은 바로 우리 농어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땅의 농어업인 여러분에게 진심 어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흙사랑 물사랑」 독자 여러분들도 다가오는 추석에는 환한 보름달을 바라보며 우리 농어촌과 농어업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시길 바랍니다.
한국농어촌공사 이 병 호